2007년 3월 12일 월요일

과거의 내 글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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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해당 블로그의 스크린샷입니다.)

1999년은 참으로 유익한 한 해였습니다. 참으로 많은 활동을 왕성히 했다고 생각되는 그 때는,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중학생인 소년이 저렇게도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을까? 라고.
거의 자화자찬의 수준이지만, 정말로 그랬습니다. 물론 지금은 더 많은 활동을 하는 어린, 친구들이-
많이 있지만 말입니다.

1999년 3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약 1년간 30편의 글을 남겼던 네띠앙은
엄청난 사건에 빠져버리면서 지금은 '추억의 공간'으로 되어버린 곳입니다.
그 사건은 많이들 아시겠지만, 서버운영사의 파산으로 인한 서버운영비 미지급-체납.
그리고 초유의 서버운영중단을 맞이하면서 국내기반 인터넷벤처기업은 그렇게 사장되어버렸습니다.

다시 말을 꺼내야 이야기가 편하겠습니다. 1999년 3월부터 2000년 2월까지 약 1년간 30편의 글은,
네띠앙 뉴스란에 자리잡고 있던 칼럼란에 연재했습니다. 고료는 없지만 발언권은 있는,
지금처럼 많은 분들께서 인터넷상에서 발언을 할 수 있는 것은 상상도 못했던 때에-
어찌보면 매우 공식적인 석상에서 제 생각을 펼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이유는, "중학교 3학년, 16세의 눈으로 본 세상이 궁금합니다."라는 당시 네띠앙 칼럼니스트 담당자분의
구애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나도 기쁩니다.

당시에는 담담하게도 실명으로 기고를 했었던 저는, 맨 처음 이야기를 당시 PC통신 나우누리를 통해
일약 스타로 거듭난 조PD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입 입시를 마치고, '감사함에 인색한 세상'이라는 글을
마지막으로 네띠앙 칼럼과 고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말로 고별이지, 실제로는 연재권한이 사라졌죠.)

오늘,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구글을 통해 자신의 아이디와 이름을 치면 유출될 법한 정보가 나온다는
글귀를 읽고, 방금 구글을 통해 제 아이디와 실명을 입력했습니다. 놀랍게도 '유출정보'는 나오지 않았지만,
그보다도 더 놀라운 포스팅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퍼옴] 처음이 아니면 안되는 세상... by mag님

글의 말미에서 포스팅을 작성하신 mag님은 '몇 년 지난 글이지만 아직 공감이 간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그 글은, 1999년에 쓰여진 글. 7년 반 전의 제 생각을 담고 있었습니다. 부끄러웠습니다.
한줄 한줄 읽어주시고, 공감가는 곳을 위의 미리보는그림처럼 밑줄과 색을 넣어주셨거든요.

" 내가 생각한 것은 다른 사람이 이미 생각한 것. " 이라는 말은 사실, 저 당시의 제 머릿속에 들어있던-
자신에 대한 다짐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이제와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인용구문을 통하여 합리화 혹은
타당성의 제시- 아니... 구체적인 납득을 받아내기 위한 글의 작업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의 마음에선 솔직히, '아,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구나'라는 마음과 함께-
열여섯 살. 어째서인지 지금의 제 자신보다 성숙해 있는 저를 발견하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움이 동반합니다.


지금은 네띠앙 자료를 찾을 수 없게 되어 서른편의 글에 대한 정보를 제 자신도 제대로 알 수 없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조금은 유치한 마음이 들겠지만, 그 때의 글들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고맙습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어렸던 제 글에 동의를 해주신 분이 계셨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알게 되어서, 얼굴은 붉은 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댓글 2개:

  1. 인터넷을 떠돌다 우연히 발견하게 된 글이었습니다.



    물론 네띠앙은 아니었구요. 나이가 많으리라고 생각했던 저의 선입견이 무너지는 순간이네요. 저역시 이런 멋진글을 보게 되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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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g - 2007/04/17 01:15
    어머나, 어디에서 보신 글인지... 돌아다니는 출처가 사뭇 궁금해졌습니다. (웃음) 지금보아도 부족한 글이네요. 코멘트 감사합니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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